또 다른 세계

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딘지 일주일

난 일주일 동안 아팠다
백수의 걱정을 날려버리는 환호성과 함께
험난하게 신입 신고식 독감을 걸려버렸다
첫인상이 중요하댔는데-
난생 안입던 치마도 입고
멋드러진 깜장 오피스룩 구두도 신었는데
콧물 훌쩍이며 마음이 침대로 가있는 걸
아마 전부다 눈치 챘을 거다

호되게 무관심과 첫 인사를 하고
2차 멘붕에 들어섰다
분명 영어로 얘기하는데
왜 내 귀에는 외계어일까
영어가 걱정이라던 만년 수능 4등급 내 친구의
영어듣기 평가 시간 은 이런 거였을까
이제야 알겠다
내가 짓는 웃음은 쓰라린 웃음이라는거
3시간의 회의속에서 내가 건진 단어는
하이 와 땡큐 였다는 불타는 화상같은 현실

뉴요커는 이런걸까
막연한 판타지 속의 날들은
피부로 다가와
또각또각 구두소리에
허리를 피려고 한다

점심사먹는 시간도 아까워
샐러드는 에피타이져 취급하던 내가
브로콜리로 덮인 도시락통을 쥐고
한글자라도 더 배우려고
아둥바둥 들여다본다
컴퓨터에 빠져들어간다
고작 몇일사이에
안경을 새로 맞춰야 할 것 같다

대학은 정말 꿈을 키울 수 있는 곳이었다
머리를 망치로 디잉 하고 맞은 느낌
하고싶은 거 다하고
책임감은 떨쳐버리고
온갖 친구들을 사귀어 보고
자유가 무한히 꿈꾸어지던 곳

글쎄 뉴욕의 지하철을 타고
브로드웨이로 나오는 순간부터
나는
아마도 언젠가부터
움켜쥐고 바르르
숨도 못 쉬고 있는 게 아닐까
과거를 돌아보며 가슴짓이기지 말고
새로운 달이 뜬 세계에
집을 짓고 사는
나를 발견하기를
오늘도 나는 5시 45분 알람을 맞추며
12개의 나를 일으킬 노래를 기대하며
4개미팅이 있을 내일의 화요일을 꿈꾼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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